(1에서 계속..)
바람 쐥쐥부는 승강장에서 버스로 다시 올라섰을때 그 따뜻함, 포근함이란...
어쩜..똑같았다. 아까 yard에서 운행시작할 때 읍조렸던 바로 그 '할렐루야'였다...
그래...그랬었구나..처음부터 온도는 똑같았었어.. 그때가 70도였다면 지금도 70도였던거였어.
그럼 뭐지 중간에 느꼈던 그 싸늘함은?
사람은 환경에 적응한다는 진리아닌 진리를 이번처럼 절실하게 느껴본적이 없다.
그 짦은 몇십분 동안에 내 몸은 완전히 적응하고 있었다. 버스온도에.
신기한건 한 번 적응된 몸은 앞뒤에서 토해내는 히터의 열기에 더이상 반응하지 않았다는 것.
오히려 신호등에서 정차했다 출발할 때나, 커브를 돌때 '정지'된 공기의 이동만을 쓸데없이 감지할 뿐이었다. 사실 말이 좋아 '적응'이지 그건 '무뎌진다'라고 말했어야한다.
감사하면서 살자는 나에게 '무뎌짐'만큼 잔혹한 단어는 없다.
3년전 첫승객을 태우면서 느꼈던 설레임과 보람..
첫번 pay check을 손에 쥐었을때의 그 떨림...
성탄절 무렵에 카드를 건네던 흑인 아주머니의 그 손길...
그 첫경험들에서 느꼈던 그 마음은 끝까지 지속될것만 같았는데, 무덤덤한 얼굴로 손님들을
대하는 요즘 내 모습에 스스로 반성하고 있던 차였다. 그래서 이번 강추위속 히터 경험 속에서 다시 한번 마음의 쟁기질을 부지런히 해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