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로 3년을 채우고 있는 이 시점에 새벽운전 길은 이제 익숙해질만한데도 역시 귀찮고 힘들기는 처음이나 비슷하다. 특히 요즘같이 강추위가 기승을 부릴때면 더 그렇다. 버스 번호 받고 허허벌판 주차장을 가로지를때면 사무라이검 같은 칼바람이 얼굴,손,발을 쿡쿡 찌른다. 더욱더 괴로운것은 버스 안에 들어섰을 때 마치 냉동창고에 들어선 느낌일 때다. 시동걸고 히터 틀어놓고 목적지 안내판,요금박스,브레이크테스트 등등 15분정도가 왜 그리 오래 느껴지는지... 출발하고 적당히 따뜻해질때까지는 자라목이 되어 최소한(?)의 손가락만으로 핸들을 잡고 운전한다. 그래서 초창기에는 '이 순간만 없다면 운전 더 재미있을텐데' 생각했었다.그만큼 나에게는 괴로운 시간이었다.
그런데 어느날인가 그 칼바람을 헤치며 버스에 도착하니, 시동이 걸려있고 히터가 틀어져있는게 아닌가.
진심으로 두 손을 모으면서......조용하게......정말이지...'할렐루야'했다. 온 몸이 녹으면서 상쾌해지는게 기분같아서는 버스를 몰고 날아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 버스만 그런게 아니라 모든 버스 시동이 걸려있었다. 정비팀에서 한 운행편의를 위한 선행이었다. 어쨋든.....
룰루랄라 하면서 운전하고 있는데 어느때부터인가 처음 느꼈을때 그 온기가 없어지고 있는것 같았다.
어깨도 좀 시린것 같고, 발쪽도 찬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것 같고...
분명 히터도 앞 뒤로 잘 작동하고 있는데 말이다. 이거...이거...일단 벗어두었던 겉옷을 걸쳐입었다.
분명 승객들이 버스에 오르면서 "왓 어 웜..." 어쩌고 하면서 기쁜 얼굴로 바뀌는 걸로 보면 실내온도는 같다는 얘긴데....음...왜그럴까...내내 원인을 찾았다...모르겠다...
그러다 중간에 화장실 다녀오느라 밖에 나갔다가 차 안에 다시 들어서는 순간 발견했다. 왜 추웠다고 생각되었는지...캬... 이거였구나!
(다음 이야기는 토요일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