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6-02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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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복음 8장은 흥미있는 장입니다. 아마 이 장 때문에 많은 유대인들이 불편함을 겪고, 기독교를 믿는데 거부감이 있을지도 모르겟지요.
요한 복음 8장의 주된 내용은, 앞의 음행중에 잡힌 여자 이야기를 빼면, 주로 예수님의 존재에 대한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의 논쟁입니다. 예수님의 신성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대부분의 대화의 내용은 예수님과 바리새인&서기관들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있고요.
그런데 딱 한 군데에는 예수님이 '자기를 믿는 유대인들'에게 하신 말씀의 구절이 있습니다. 많은 대학에서 차용하는 Veritas vos liberabit (i.e., The truth shall set you free)라는 말이지요.
사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말만 흔히들 쓰는데, 그보다 이 말이 쓰인 문맥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예수께서 자기를 믿은 유대인들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으로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요 8:31-32).
맥락상에서 보면, 예수를 믿고 그 말에 거하면 죄의 종이 되지 않는 다는 말입니다. (후반부의 바리새인들과의 논쟁에서 보면 명확함)
이 말은 누구에게 하신 말입니까? 예수를 믿은 유대인들에게 하신 말입니다. 오늘날로 따지면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말이지요. 예수를 믿은 이후의 사람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그 예수를 믿는, 후세에 기독교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1) 예수의 말에 거해야 하고, (2) 예수의 제자가 되고, (3) 진리를 알게 되며, (4) 진리로 인해 자유롭게 살 수 있게 됩니다. 믿음 이후에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예수의 말에 거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무엇입니까? 어떻게 따를 수 있습니까? 예수님의 말씀은 거창한 이론 체계가 아닙니다. 비유를 통해 일상에서 천국을 소망하고 바라는 모습,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돌볼 줄 아는 모습입니다.
세월호 사건에 대해 공감없이 발언한 모 목사님의 언사, 그간의 한국사회에 비춰지는 교회의 모습을 볼 때, 그러한 모습이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사람들의 말인지, 진리로 인해 자유로워진 사람들의 모습인지 안타깝기도 합니다. 바리새인을 비판하면서, 우리가 바리새인이 되는 건 아닐까 하고요.
한국에 가면 만나보고 싶은 분들이 있습니다. 웅장하고 경이로운 대형교회 건축물에서 오케스트라에 맞춰서 멋진 모습으로 설교듣고 찬양하는 교회가 아니라, 마음이 가난하고, 일상에서 그을린 피부로, 그냥 예수님 한 말씀 따르려고 애쓰는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우리교회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그 분들이 또 많은 교회에서 일상에서 한국에서도 계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조금더 나이를 먹으면서, 예전에 동경했던 화려한 언사, 신비한 방언과 예언, 치유의 기적,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것, 신이한 기적과 이사를 동경했던 제가, 달이 아닌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바라본 저급한 신앙이었던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수를 동경하고 그 모습을 따라 실천하는 것이 외려 진리에 가깝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오랫만에 써서 글이 길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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