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공동연구한 사람의 세미나가 있어서 난생 처음 UMBC 캠퍼스를
가게 되었다.
구글맵을 몇번이나 보고, 네비게이션을 켜고 UMBC를 갔다.
완전히 알았다고 생각했지만, 주차장에 주차를 하려고 들어간 순간, 커다란 주차 빌딩에 visitor parking lot이 20여개밖에 없고 그나마 모두 차있고,
또 한대의 차가 parking을 기다리고 있었다.
세미나 발표까지 시간이 여유롭게 남지 않아서 나는 순간 패닉이 왔다.
'이를 어쩌나? 빨리 주차하고 들어가야 하는데...'
계속 기다릴 수만은 없을 것 같아서
그 주차 빌딩을 나와서 다른 주차 빌딩을 찾으려 캠퍼스를 돌았다.
하지만 내가 이곳 지리도 잘 모르니, 시간만 소비하고 빙빙돌다가
결국 다시 원래의 주차빌딩으로 돌아왔다.
'마침' 볼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사람이 나가는 자리에 parking을 할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자리에서 좀 더 기다리라, 머물라'는 것이다.
알지도 못하는 다른 곳에 가서 헤메며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 원래의 목적지로 가는 길에서 차분히 기다리면, 누군가 빠져가고 나는 그곳에 주차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하나님의 시간은 우리의 시간과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을때가 있다.
우리에게 내일 필요한 것을
'옛다 받아라~" 하면서 오늘 주실때도 있지만,
내일모레 주실때가 있고 한달뒤에 주실때도 있다.
당장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것을 의지하기보다는 '그자리에서'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 고마운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