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6-01 05:50
조회 : 1,686
|
얼마 안된것 같은데 버스운전...벌써 삼년 차 접어들었다. 아... 세월...
입사해 하루 8시간씩 5주간 훈련을 받고 마지막 일주일은 승객을 태운 기존 운전자의 버스를 운전하게 된다. 실수 없이 통과하면 합격증과 함께 혼자서 운전을 시작하게 된다. 오늘은 바로 그 훈련생이 내 버스를 운전하는 날이었다.
내가 그랬던것 처럼 처음으로 승객들을 태우는 일은 긴장되게 마련이다. 할 일이 많다. 노선이 많고 비슷하기 때문에 길을 잃지 않는것은 기본이고, 요금관리 해야지, 물어보면 대답해 줘야지, 중간중간 목적지 안내해야지,supervisor가 무전하면 받아야지, 제시간에 안가면 승객들 얼굴 안좋지, 그리고 무엇보다 사고나지 않게 운전해야지....
오늘 훈련생은 좀 심했다. 길 잃는 건 기본이고, 물어보면 모르지, 목적지 안내 안하지, 무전은 듣지도 못하지, 10분 20분씩 늦게가지......휴... 사고만 안냈다....
난 내가 인내심이 많은 줄 알았다. 교회에서는 직분 때문인지 나이 때문인지 늘 좋은 말만 듣고 살아서 그냥 내가 좋은 사람인줄 알았다. 직장에서도 잘한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그게 그냥 나인줄 알았다.
그 버벅대는 훈련생을 보면서, 어리둥절해하는 승객들을 보면서 나는 내 인내심의 한계를 보고야 말았다.(이후 생략, 대략 창피...)
좋은 평가를 받는 것과 내가 가지는 인내심과는 별개였다. 확실히..
나는 내게 호의적인 평판에 둘러싸여 두루두루 갖추고 있다고 착각했던 것일 수 있다. 내가 알고 있다고 해서 꼭 내가 그렇게 하는 사람일 수는 없다. 다만 그런 노출되는 상황이 없었을 뿐이었다.
미안해요...화내서 Mr. Booker....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