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가 495 express lane에 들어서자마자 후회했다. 운전석 쪽 백미러가 차고지에서 나올 때 조금 흔들렸었는데 괜찮겠지 하고 지나친게 실수였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점점 운전석 쪽으로 기울면서 뒤 따라오는
차들이 사라지더니 버스 창문이 보이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내 얼굴까지 보였다. 무전으로 maintenance를 연락하기에는 너무 멀어져 버렸다. 순간의 선택을 잘못한 나를 원망했다. 그러나 그럴틈은 없었다. 버스를 계속 달리고 있고 곧 lane을 바꿔야한다.
창문을 열고 손을 조심스럽게 내밀었다. 쒸이익~~엄마야.. 팔이 날아가는줄 알았다.
난 60마일의 속도가 그렇게 센바람을
일으키는지 처음 알았다. 자라 목들어가듯이 쏙 거둬들였다.
앞에 95번 사인이 보이기 시작한다.
지금 바꿔야 한다.
다시 용기를 내어 허리케인 같은 바람을 맞으며 손을 뻗어 백미러를
있는 힘껏 밀었보았다. 순간 생각했다. 이 장면을 카메라로 찍어놓으면
정말 웃기겠다고…다행스럽게도 쉽게 밀렸다. 그리고 차들이 보였다. 휴… 모든게 끝났다고 생각하고 얼마를 더
갔는데 … 잉…. 무심코 백미러를 보니 깜짝 놀란 표정의 내 얼굴이 다시 나타났다… 헉…..어째 쉽게 밀어진다 했다..바람의 힘을 못이기고 다시 원위치…
lane을 변경할 때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며 그 날 일정을 마쳤다.
속도가 떨어지는 로컬 길에서는 제 위치를 지켜줘서 그마나 다행이었다.
그동안 내가 운전을 잘했다고 생각했다.
뻥이다…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백미러만 조금 움직였을 뿐이었는데..
다음날 똑같은 길을 가면서 정말
얄밉게 미동도 안하는 백미러를 바라보았다. 감사했다.
삼 년 가까이를 매일 쳐다보면서
처음 감사라니…참…마음이 뭐랄까.. 짠해 오면서 기뻤다.
운전하고 있는 것이 신기했다.
백미러도 신기했고, 핸들도 신기하고, 손님들도 신기했다.
잘 표현할 수없다.. 왜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